친절한 사람, 정의로운 사람 그리고 도덕적인 사람

 

 먼저, ‘친절한 사람’이 있다.

친절한 경영자는 선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너무 애쓰는 나머지, 나침반 없이 방황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사원들은 업무 표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마음대로 하게 된다.


그는 자기가 간섭하지 않아도 사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나가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원들에게는 목표가 없다.

그는 어느 정도 구조적인 뼈대가 있어야만 업무적 자유가 생긴다는 것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최소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 guide lines'이 이어야만 자유를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친절한 경영자는 그런 가이드라인을 하나도 제공하지 못하면서, 자기가 사람들에게 자유를 듬뿍 주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그는 자신의 모호한 태도로써 사람들을 모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지배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독히 바쁘게 사는 그 어떤 경영자 못지않은 강력한 지배 욕구를 가지고 있다. 단지 직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유능한 지도자가 되는 것인 양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친절한 사람’에 반대되는 것이 ‘정의로운 사람’이다. 정의로운 사랑은 모든 사람이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이다.

어느 누구도 특별한 대우를 받으면 안 된다. 그는 모든 사원에게 똑같은 원칙을 적용해서 조직의 틀을 한 치도 바꿀 수 없는 엄정한 체제로 만든다. 누구도 예외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한다는데 대해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사실 이런 정책은 본래 목적이 아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이유가 있다. 사원들 중에 일부 집단은 비교적 관리가 용이하다.

그러나 수많은 사원으로 구성된 조직 전체를 동시적으로 관리해야 할 때는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다. 한 명의 경영자가 사원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개별적으로 1:1 대응해 행동한다는 것은 말로만 하기에도 피곤한 일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모든 사람은 똑같은 원칙으로 대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우게 된 것이다.


영국의 신비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1757-1827)는 이렇게 말했다: “사자와 황소에게 똑같은 법을 적용시키는 것은 직권 남용이다. - One law for the lion 물 the ox is oppression."


 그리고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보는 ‘도덕적인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한결같이 엄격한 법과 규율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올바른 것이 아니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이들의 마음속에 깔려 있다. 그들의 눈에 규율은 객관적으로 참된 것이라고 보이기 때문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서 남들에게도 같은 규율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남들이 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 이것은 문제 삼지 않는다. 자기가 보기에 올바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도덕적인 사람’은 자기 기준대로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선을 그어놓는다. 사실은 이것 자체가 규칙 위반이다. 자기와 다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그 선을 넘어가는 것은 눈감아줄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또, 중요한 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 규칙만을 고집해 금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인가?

‘도덕적인 사람’은 자기 가치관에 따라 인생을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는 도덕에 대해서 자기가 규정한 정의(定議)륾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킬 수 있을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런 보통 사람들이 경영의 주도권을 잡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나씩 따져보기로 하자.


‘친절한 사람’이 경영권을 쥐었다고 하자. 사람들은 업무를 손에서 놓아버릴 것이다. 왜냐하면, 경영자는 사원들이 기회를 파악하고 적시에 적절하게 업무를 처리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사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런 지침도 목적도 없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사람’이나 ‘도덕적인 사람’이 경영권을 잡았다면, 봉급 근로자들에게는 반드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침을 하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경영자의 주된 사고방식이 될 것이다. 그래서, 회사 정관의 규정이나 내규, 근무 수칙, 그 밖의 회사 정책들이 오밀조밀한 절차와 규정으로 얽히고 설키게 된다.


드디어 회사의 작업 분위기는 ‘금지’자체가 된다. 그러면 사원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사원들은 각자 자신의 판단력에 의존하지 못하며,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금지된 것이 아니면 괜찮다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더 많은 규정과 규칙이 생겨나고, 최종적으로 회사의 근무 환경은 복잡한 규정 때문에 혼란해진다.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하기를 아예 포기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기가 알고 있는 ‘허락된’ 것만을 붙들고 그 이외의 모든 일을 거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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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에서 어떠한 사람이었는가 자문해 본다.


나는 ‘친절한 사람’이자 ‘정의로운 사람’이었고 거기에 ‘도덕적인 사람’의 면모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간 많이 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멀었다.

by 고무풍선기린 | 2006/07/18 00:07 | Mr. Q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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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배수빈 at 2010/03/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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